카테고리 없음2014. 3. 28. 02:10
전자상거래를 하면서 가공세금계산서를 발행한 것에 대하여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본 사례
세법상 가산세는 납세자의 고의ㆍ과실은 고려되지 아니하되, 납세의무자가 그 의무를 알지 못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어서 그를 정당시할 수 있는 사정이 있거나 그 의무의 이행을 당사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하는 사정이 있을 때 등 그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부과할 수 없음
【문서번호】서울행법2012구합44010, 2013.10.24

【원고】
AA커머스 주식회사

【피고】
삼성세무서장

【주문】
1. 피고가 2011. 9. 1. 원고에 대하여 한 부가가치세 2010년 제1기분 OOOO원, 2010년 제2기분 OOOO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9. 7. 1. 설립돼 전자상거래 및 전자상거래 관련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인데, 2010년 1기 및 2기 부가가치세 과세기간 중 주식회사 중소기업유통센터(이하 ‘중소기업유통센터’라 한다)로부터 매입세금계산서 9매(공급가액 합계 OOOO원, 이하 ‘이 사건 매입세금계산서’라 한다)를 수취하고, 주식회사 BBB(이하 ‘BBB’라 한다)에 매출세금계산서 9매(공급가액 합계 OOOO원, 이하 ‘이 사건 매출세금계산서’라 한다)를 발행ㆍ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매입ㆍ매출 세금계산서와 관련된 거래를 ‘이 사건 거래’라 한다).

나.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11. 5. 17.부터 2011. 8. 24.까지 원고 및 관련 업체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조사를 실시하여, 이 사건 매입ㆍ매출세금계산서를 가공세금계산서로 보아 피고에게 과세자료를 통보하였다.

다. 이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매입ㆍ매출세금계산서를 실물거래 없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로 판단하고 매입ㆍ매출세액을 각 감액하는 한편, 이 사건 매입ㆍ매출세금계산서 수수에 대하여 구 부가가치세법(2010. 12. 27. 법률 제104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2조 제3항에 따른 세금계산서불성실가산세를 적용하여, 2011. 9. 1. 원고에게 부가가치세 2010년 1기분 OOOO원 및 2010년 2기분 OOOO원을 경정ㆍ고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구체적인 매입ㆍ매출세액 경정 내용은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처분은 결과적으로 전부가 가산세이다.

라. 원고는 2011. 12. 2. 국세청장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12. 10. 26. 기각결정을 받았다.

[인정근거] 갑 제1, 2, 8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거래가 가공거래인 줄 전혀 몰랐고, 이를 의심할 만한 사정도 없었으므로, 이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문CC의 가공거래
가)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개척과 경영 활성화 등을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이 100% 출자하여 설립한 공공기관이다.

문CC는 유통업체인 주식회사 BBB(이하 ‘BBB’라 한다), DDD, EEE유통(이하 위 회사들을 개별적으로 지칭할 때에는 ‘BBB’, ‘DDD’, ‘EEE유통’이라 하고, 위 회사들을 합하여 ‘BBB3사’라 한 다)의 실제 운영자이다. EEE3사는 2005년부터 중소기업유통센터와 상품의 매입과 납 품 등에 대한 위탁 계약을 체결하고 그 업무를 대행했다.

나) 문CC는 홈쇼핑 사업에 투자하여 약 OOOO원의 손해를 입으면서 발생한 채무변제에 사용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자신이 운영하는 EEE3사가 중소기업유통센터로부터 매입업무와 매출업무를 모두 위탁받고 있음을 기회로, 상품의 기본 유통 흐름이 EEE3사 → 주식회사 FFF 또는 중소기업유통센터 → EEE3사로 이루어지는 순환거래를 가공하여, 그런 사정을 모르는 FFF 등 회사들로부터 대금을 먼저 지급받아 자신의 채무변제 등에 사용하고, 이후에 계속 확대되면서 이루어지는 가공거래에서 위 회사들로부터 지급받은 대금으로 기존의 대금을 갚아나가기로 마음먹고, FFF 등 회사들의 직원을 기망하여 위와 같은 가공거래를 하였다.

다) 중소기업센터와 문CC는, 2009년경 거래내용 분석 중 EEE3사의 매출비중이 90% 이상으로 편중되어 있어 중소기업센터 입장에서 위험부담을 낮추기 위해 매출처를 우량기업으로 다양화하기로 합의하였다. 원고는 2010년 2월 말경 중소기업유통센터로부터, 위 센터의 매출처 다변화를 위하여 원고가 전자상거래로 중소기업유통센터와 BBB 사이의 거래를 중개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이에 원고는 2010. 3. 1. BBB와 물품납품계약을, 2010. 3. 2. 중소기업유통센터와 2010년 사은품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거래를 시작하였으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ㆍ2010년 사은품 납품 계약서
제3조(납품) 乙(중소기업유통센터, 이하 같다)은 甲(원고, 이하 같다)이 정한 납품일자 및 장소에 납품 하여야 한다.
제4조(대금지급 및 방법) 乙은 甲이 요청한 사은품의 납품 해당월 말일을 기준으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며 甲은 세금계산서를 수취한 후 익월 말일에 乙의 계좌로 해당 대금을 현금으로 입금한다.
ㆍ물품납품계약서
제3조(물품배송)
① 乙(원고, 이하 같다)은 甲(EEE, 이하 같다)으로부터 발송의뢰 데이터 접수일을 포함하여 3영업일 이내에 甲이 지정한 고객에게 물품을 발송하여야 한다.
② 乙이 물품 배송시 분실(타인 수렁 포함), 파손, 불량, 반품요구, 교체요청 등이 발생할 경우, 즉시 재발송하여야 한다.
③ 발송 데이터 접수일 포함 3영업일이 지나도록 물품을 발송하지 않은 경우에는 물품 신청 고객에게 배송지연에 따른 유선통보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이 경우 乙은 고객정보의 취득경로를 고객에게 반드시 고지(자기회사명, 정보제공자 등)하여야 한다.
제5조(물품 대금지급)
① 甲은 乙이 납품한 물품이 고객에게 최종 판매하였을 경우에 한하여 그 대금을 지급하며(판매분 매입), 대금 지급기일은 甲과 乙이 상호 협의하여 정한다.

2) 이 사건 거래의 내용

가) 원고는 EEE로부터 주문의뢰를 받아 중소기업유통센터에 주문서 받은 다음, 중소기업유통센터에 대금을 결제하여 주는 방식으로 거래를 하였다. 원고는 거래시마다 세금계산서 발행, 거래명세서의 작성, 대금결제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거래 하였는데, 거래명세서의 물품은 면도기, 샴프, 커피메이크 등이고, 2010년 3월경부터 2010년 9월경까지 EEE로부터 거래대금이 결제되면 비로소 중소기업유통센터에 금원을 입금하였다. 원고는 그 과정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수수료로 공급가액의 1.4% 정도를 취득하는데, 가전제품 거래시에는 주로 1.5%의 정도 수수료를 받는다.

나)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이 사건 거래 당시 EEE3사로 하여금 자신의 건물 일부를 사무실로 사용하도록 하면서 전화, 팩스 등 사무실 집기를 제공하였고, EEE3사 직원들이 사용하는 사무실이나 본사 건물 안내판에 EEE3사를 표시하는 표식이 없었다. 또한,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전화번호로 EEE3사 직원을 찾는 전화가 걸려오면 소속 부서로 연결하는 것처럼 처리해 주었다.

다) 한편, 문CC는 순환거래를 진성거래인 것처럼 가장하기 위하여, 이GG을 HHH에 근무하게 하면서, 이GG에게 허위 화물입출고 확인증을 작성하도록 지시 하고, 허위 화물입출고 확인증을 받아 중소기업유통센터에 교부하기도 하였다.

라) 문CC는 수사기관에서 EEE3사가 중소기업유통센터로부터 상품을 매입하는 형태의 거래에서 중소기업유통센터의 매출처 일부를 우량기업으로 대체하기 위하여 원고를 중개업체로 끼워 넣었는데 중개업체들은 보통 상품의 실제 이통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

3) 관련 형사 사건
피고는 원고 등을 조세범처벌법위반으로 고발하였는데, 원고 등은 2011. 11. 17. 검찰로부터 원고가 순환가공거래 사실을 알고 허위로 세금계산서를 수수한 것으로 보기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또한, EEE3사 직원으로 일부 업무를 담당하였던 한II도 문CC의 지시에 따라 영업을 하여 가공거래임을 알았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인정근거] 갑 제3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세법상 가산세는 과세권의 행사 및 조세채권의 실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납세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세법에 규정된 신고ㆍ납세의무 등을 위반한 경우에 세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부과하는 행정상의 제재로서, 납세자의 고의ㆍ과실은 고려되지 아니하되, 납세의무자가 그 의무를 알지 못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어서 그를 정당시할 수 있는 사정이 있거나 그 의무의 이행을 당사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하는 사정이 있을 때 등 그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부과할 수 없다(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4두930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세금계산서와 관련한 부가가치세 신고에 있어 원고의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여,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① 이 사건 거래는 기본적으로 문CC가 자신의 채무를 돌려막기 위해 가공거래를 한 것으로 문CC의 사기행각에 따라 이루어졌고, EEE3사 직원조차 이 사건 거래가 가공 거래임을 알지 못하였다. 또한, 문CC는 물류센터에서 업무를 보는 담당자까지 두어 허위 화물입출고 확인증까지 작성하게 하여, 원고와 같은 구매대행업체가 물품의 이동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게 하였다.

② 전자상거래는 그 특성상 가상의 점포를 활용하게 되고, 실제 물류의 이동은 중간단계의 업체를 거치지 않고, 최초 공급자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이전되므로 전통적인 상거래와 달리 물건의 배송, 수령 여부도 단계별로 확인되는 것이 아니다. 즉 거래물품은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EEE로 바로 이동되는데, EEE로부터 물건 인도에 문제가 있다는 이의를 받은 적이 없어 원고로서는 거래명세표 확인, 거래대금 입금 이외 특별히 거래물품의 이동에 대하여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③ 원고가 제품을 매입한 거래처는 중소기업유통센터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이 100% 출자하여 만든 법인으로 원고로서는 가공거래가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려웠으며, 원고는 중소기업유통센터 등의 매출처 다변화 요구에 따라 이 사건 거래에 이르게 된 것으로,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EEE3사가 아니라 원고를 통해 거래를 하는 사유를 특별히 의심하기 어려웠고, 원고로서는 중소기업유통센터와 사이에 다른 거래를 확대할 의도로 이 사건 거래를 할 사업상 목적이 충분히 있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거래 과정에서 대금 지급결제 및 세금계산서 수취 등 책임을 지게 되므로 수수료를 수취하였는데, 다른 거래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거래를 통해 수수료 수익 외에 얻는 이익이나 조세회피도 없고, 실제로 이 사건 처분은 전부 가산세이다.

④ 이 사건 처분 근거는 사실상 실제 가공거래가 있었고, 원고는 물품의 이통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건 거래가 가공거래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추측된다는 이유인데, 실제 담당자의 거래 내용이나, 거래 단계에서 세금계산서 발행, 물품 수취 여부 확인 등 구체적인 거래 내용을 알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이러한 추측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거래가 가공거래임을 알면서도 이에 동참하여 수수료 수익을 얻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Posted by 박정규 세무사